철요 凸凹의 방


철요 凸凹의 방

작         가 :  이상균, 이종환


주최 / 주관 :  라라앤(LaLa&) (대표 문은숙)

기           획 :  김한나라

디   자   인 : 마카디미아 오!

도          움 : 이주희, 조현욱

사진&영상 : 김지수 


2022. 02. 26(토) ~ 03. 19(토)

장         소 : 라라랩 (서울시 서초구 서래로 31 제일빌딩 1층)


                                                            

라라앤은 오는 2월 26일부터 3월 19일까지 이상균, 이종환 작가의 기획전 <철요의 방> 을 개최한다. 철 요凸凹의 방은 앞으로, 옆으로, 안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그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전시는 겹겹이 적 층한 물감의 두께를 통해, 재료임을 드러낸 물감을 통해, 그리고 화판을 깎아내는 행위를 통해, 화판의 옆면에 공간을 부여하며 확장을 시도하며 시작된다.




    철요 凸凹의 방 



김한나라(LaLa&)

                       

                                                           

철요凸凹의 방은 앞으로, 옆으로, 안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그림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전시는 겹겹이 적층 한 물감의 두께를 통해, 재료임을 드러낸 물감을 통해, 그리고 화판을 깎아내는 행위를 통해, 화판 의 옆면에 공간을 부여하며 확장을 시도하며 시작된다. 이들은 그림이 아니길 원하면서도 여전히 그림이 기를 원한다. 물감으로 어떤 이미지를 그려내면서도 안료 그대로의 물감이기도 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 판이 아닌, 나무 그대로의 화판이기도 하는 그림들로 철요의 방이 꾸며진다.

                       

이상균, 이종환은 한 사람은 두께를 쌓고, 한 사람은 깎아낸다. 이를 이번 전시에서는 볼록한 철, 오목한 요의 ‘철요 凸凹’라고 부르기로 한다. 철요는 그림의 결과를 보았을 때가 아닌, 한 층 더 깊숙이 안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왜 철요를 실행하는지 알아보자.

                       

이상균에게 그림의 시작은 아버지를 통해 경험하게 된 토목 공사 현장의 풍경이었다. 건축의 역할만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토목건축 재료들의 감각이 그가 사물을 바라보는 태도와 재료에 접근하게 된 계기를 만들었다. 작가는 풍경을 그려내다가, 공사장의 인부의 태도로 공업 재료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재료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흡사 인부의 태도로 시멘트를 휘저어 안료를 제조한 뒤에 평면 위에 두꺼운 시멘트 를 발라낸다. 이는 쌓아야 할, 수행해야 할 인부로서의 업무가 된다. 작가의 과업은 풍경을 그려내는 것 이 아니라 인부로써 해야 할 ‘오늘의 시멘트 쌓기’가 된다. 이렇게 이상균 작가는 ‘철’을 진행한다.

                       

이상균은 풍경의 요소를 단순화하여 그 안의 재현의 영역의 이미지는 중요성을 잃는다. 작품 사이즈에 따른 두 가지의 방향이 있다. 큰 사이즈의 작품은 실제 하는 삼차원의 공간을 떠올리게 만든다. 작은 사 이즈는 물감의 물성을 실험하기 위해 적층, 색면, 원근 등의 요소를 따로 분리시켜 실험한다. 이런 요소 가 강조되는 작품들은 오브제가 될 수 있는 하나의 자율적 대상으로 보이기도 하나, 옆면의 빈 캔버스 위 에 묻어진 물감 자국은 이를 결국 회화로 종결시킨다. 결국 이상균은 벽이나, 오브제나, 물감 그 자체로 서의 자율적인 위치가 아닌 직접 경험했던 구조물 혹은 풍경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를 끝까지 작업의 중 요한 요소로 끌고 나간다.

                                                                                                         

이종환의 작업의 시작은 조각을 흘겨보는 행위였다. 조각은 재료를 덧붙이기도, 깎기도, 물성을 그대로 이용하기도, 공간을 활용하기도 하는 모습을 질투했다. 작가는 이후 조각의 요소들을 평면에 반영하여 회화 자체에 물러나 있던 물성, 촉각적 감각을 발현해보려 시도한다.

                       

화판 위에 원근, 뿌연 것, 레이어, 시각적 공간감, 반사 혹은 그렇게 보여지는 순간을 그리고 이를 통해 촉각을 드러내려 한다. 진짜로 만들어내는 환영이 아닌 화판을 몇 mm의 파냄으로써 환영을 파내고 진 짜 촉각을 그리기를 시도한다. 이 그림의 촉각을 다시 그림으로 재현하면 촉각이 퇴색된 평면이 되고, 거 기에 다시 물리적 자극을 주면 또 다른 촉각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는 이 반복을 통해 진 정한 촉각에 다가가려 시도한다. 다음 작품은 화판의 옆면을 활용하여, 옆면에 빈 공간을 만들고 작은 오 브제를 넣어둔다. 광장의 중앙에 들어선 공공 조형물로 인해 공간에 의미가 생기듯, 화판의 안에 존재의 의미를 채우고, 그 외관과 공간이 생명력과 지속성을 가지게 되기를 바란다. 깎아낸 화판 그림을 사진으 로 담았을 때, 작품이 깎이고 패여진 궤적을 제대로 기록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기록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프로타주가 등장한다. 물성을 기록하는 것에 적합한 방법으로 보고, 이미지를 제외한 물성을 표현 할 수 있도록 프로타주로 떠낸다.

                       

조각을 질투했을 때 그림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시작으로 작업의 과정은 작가에게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작가는 ‘그리기(drawing)-깎아내기(shaving)-프로타주(drawing)’라는 표현의 사이클을 선택하여 조각의 재료적 접근을 회화의 언어 안에서 재구축한다. 작가는 이를 통해 평면을 확 장시키기를 시도한다. 이렇게 이종환 작가의 ‘요’는 진행된다.

                       

이들의 회화가 확장을 시도하며 공간적 확장 혹은 개념적 확장을 거치면서도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향하 는 바는 결국엔 회화로 시작해서 회화로 남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캔버스의 네모난 규격 안에서 그 한계를 떠안고서 나아간다. 개인적이고 사적인 풍경과 경험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회화에 나아가고자 한 다. 있는 그대로의 물감과 있는 그대로의 화판, 이로써 철요의 방이 꾸며진다.